글쓰기를 쉽게 하는 방법

2022. 3. 6. 19:55Think Again

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 꾸준함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어렵다. 누구나 글을 쓰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지금은 누구나 글을 써서 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 구독자 1000명만 있어도 어느 정도 먹고살 수 있다고 한다. 구독자를 확보하려면 글이 있어야 한다. 당연하다. 글이 있어야 읽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글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글을 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꾸준함이다. 사실 꾸준함은 모든 것에 있어서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유지하는 사람은 드물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이 문제는 내가 겪고 있는 문제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 가지 방법을 찾아냈다. 내가 찾아낸 방법은 글쓰기를 습관으로만드는 것이다. 글쓰기가 습관이 되면 어렵지 않게 글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들어 저항을 최소화했다. 저항이 사라지면 쉽게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다. 글은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써진다.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 닐 게이먼 따라하기

나는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들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각하던 중에 닐 게이먼의 방법이 생각났다. 닐 게이먼은 런던 타임즈가 "당신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가장 유명한 작가"라고 소개한 인물이다. 이 사람은 영국의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인데 몽환적인 동화 분위기의 작품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 나 역시 이 사람이 무슨 작품을 썼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그가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니까 유명하긴 한가보다.

닐 게이먼의 원칙

하여튼 닐 게이먼은 글을 쓸 때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그 원칙은 앉으면 두 가지 선택밖에는 없다는 원칙이다. 한 가지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 다른 한 가지는 글을 쓰는 것이다. 앉아서 휴대폰을 보는 것은 안 된다. 마찬가지로 앉아서 책을 보는 것도 안 된다. 앉아 있으면서 글을 쓰지 않으려면 멍하게 아무 것도 안 해야 한다. 만약 앉아서 뭐라도 하고 싶다면 반드시 글을 써야 한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말고는 글을 쓰는 선택밖에는 없다고 스스로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원칙은 강력해서 그는 가끔 앉아서 멍하니 아무 것도 안 하다가도 금세 글을 쓰기 시작한다. 앉아서 아무 것도 안 하기는 너무 심심하기 때문이다. 앉아서 멍하니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글을 쓰는 것이 더 재미있으니 그는 멍하니 가만 앉아 있다가도 글을 쓰기 시작한다.

닐 게이먼 글쓰기 방법의 비밀

닐 게이먼의 글쓰기 방법이 강력한 이유는 그 원칙이 그에게 선택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닐 게이먼은 아무 것도 안 할 수 있다. 그는 글을 안 쓸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아무 것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그것이다. 또한 그는 다른 것을 서서 할 수 있다. 서서 휴대폰을 볼 수 있고 서서 넷플릭스를 볼 수 있다. 다만 앉으면 할 수 없다. 그에게는 여전히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또한 앉아서도 자유가 허용되는데 그 자유는 아무 것도 안 할 수 있는 자유다. 그는 앉을 수 있다. 다만 앉아서 글을 쓰기 싫으면 아무 것도 안 하면 된다. 이렇게 해서 그는 자기에게 자유를 보장하면서 글쓰기에 재미를 느끼도록 만들었다. 그의 원칙 덕분에 글쓰기는 그가 앉아서 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일이 되었다.

나에게 적용하기

나는 이 방법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 방법을 실천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직장인처럼 부교역자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교역자는 앉으면 아무 것도 안 하거나 글을 쓰거나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킬 수가 없다. 그 원칙을 지키려면 항상 서서 일해야 한다. 그럴 수는 없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묘안을 마련했다. 앉으면 무조건 글을 써야 하는 자리를 하나 마련하는 것이다. 그 자리는 우선 집에 있다. 집안 거실에 있는 소파가 바로 그 자리다. 나는 이제 소파에 앉으면 무조건 티스토리를 열고 글을 쓰기로 했다.

나에게 자유를 보장하다

나도 닐 게이먼처럼 나 자신에게 자유를 보장했다. 나는 글을 쓰지 않을 수 있다. 집에서 소파에만 안 앉으면 된다. 그런데 소파에 앉고 싶다면 글을 써야 한다. 이제부터 소파는 나에게 글 쓰는 자리다.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원칙

생각해보니 소파에 앉으면 무조건 글을 쓴다고 하면 영영 거실 소파를 이용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내 목표는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지 소파에 안 앉는 것이 아니다. 나는 또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 그 원칙은 집에 와서 샤워한 후에는 무조건 소파에 앉는다는 원칙이다. 많은 사람이 아침에 글을 쓰라고 하는데 만약 부교역자를 그만두면 나도 그렇게 할 생각이다. 우선 부교역자로 있는 동안에는 아침시간은 아내와 데이트하는 시간이다. 나는 아침에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하고 커피를 내리고 함께 디저트를 먹으면서 대화한다. 참 꿀같이 달콤한 시간이다. 부교역자로 있는 동안에는 아침은 안 된다.

내가 글을 쓰기로 한 시간

내가 생각한 시간은 이제 퇴근해서 샤워를 마친 후다. 퇴근한 후 샤워하면 기분이 좋다. 나는 그때 무조건 나는 소파에 앉을 것이다. 그렇게 하고 글을 쓸 것이다. 지금 이 글도 그렇게 쓰고 있다. 이제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는 며칠 해 봐야 알 것 같다. 효과가 있어서 글이 쌓인다면 그중에 읽을만한 좋은 글이 하나 둘 생길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후기

이렇게 다짐하고나고 글 한 개를 썼다. 그 후 이 원칙을 버렸다. 나는 부교역자를 그만 두었고 오늘 아침에 글을 썼다. 직장인으로서 저녁이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