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8. 21:13ㆍThink Again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항상 기분 좋은 일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감사하면 된다.
기분 나쁜 퇴근길
오늘따라 최악의 선택을 계속했다. 퇴근길, 차가 막힐까 봐 일찍 퇴근했지만 주유등이 들어와서 굳이 막히는 길로 가서 차에 기름을 넣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주유를 마치고 바로 출발하면 됐다. 그러면 됐는데 기분 좋아져야지 하면서 굳이 그 시간에 세차를 했다. 퇴근 시간에는 5분 만에 교통상황이 급변한다. 역시나 세차한 그 시간 때문인지 티맵의 시간은 10분이나 늘어나 있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야 하니까 개의치 않고 늘 오던 길로 왔다. 티맵에서 가르쳐주는 길로 가지 않았다. 길은 꽉 막혀 있었고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가면서 차선 변경 실수도 두 번이나 했다. 차가 없어서 그쪽으로 갔더니 내가 서있던 차선의 차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차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두 번을 그랬고 신호를 두 번이나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나는 기분이 좋아야 하니까.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티맵에서 총 걸린 시간을 봤는데 무려 54분이 찍혀 있었다. 아무리 막혀도 45분 안에는 오던 길이었다. 게다가 10km밖에 안 되는 거리다. 그 길을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걸려서 온 것이다. 기분이 슬슬 나빠졌다. 나보다 한 시간 늦게 퇴근한 집 가까운 사람은 이미 집에 도착해 있을 시간이었다. 내 실수로 시간을 날려버린 것 같았고 그렇게 날려버린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마치 돈을 무진장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오래 앉아 있었어서 그런지 허리와 엉덩이가 아팠다. 기분이 더 나빠졌다.
기분 다스리기
어떻게 기분을 전환할까 생각하면서 차를 보았는데, 세상에! 차가 늠름해 보였다. 방금 내린 내 차가 크고 튼튼해 보였다. 그 순간 나는 애완견 만지듯 차를 만지면서 무사히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차에게 인사했다. 진짜 고마워서 그렇게 했다.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아파트 주차장이 널찍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감사했다. 주차장 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가 튼튼하게 지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를 지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네
뒷 문을 열고 양손에 짐을 들었다. 공동현관으로 가는데 와우, 문이 열려있었다. 양손에 짐을 들고 있어서 비번을 누르거나 카드키를 대기 어려웠는데 그것을 알고 나를 위해서 미리 열어준 것 같았다. 감사했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엘리베이터 앞, 내가 안 눌렀는데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고 있었다. 이럴 수가, 그때는 기분이 째지게 좋았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룰루랄라 춤을 추었다. 더 기분이 좋아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내가 가는 차선만 막히고 신호는 계속 빨간 불에 짜증 나는 일만 일어났었는데 감사하고 나니 갑자기 온 세상이 나를 위하는 것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기분 나쁜 상태로 집에 들어왔다면
그렇게 집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프린터로 엽서를 출력한다고 고심하고 있었다. 포토샵에 이러저러하게 해서 이리저리 클릭하면서 뽑는데 뭐가 계속 잘 안 됐다. 아내는 스트레스를 이미 많이 받았다. 내가 만약에 기분 나쁜 상태로 집에 들어왔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나도 날카롭게 반응했을 것이고 이 사소한 일에 싸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지금 이렇게 기분 좋게 글을 쓸 수 있었을까? 나는 좋은 기분으로 아내 옆에 붙어서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면서 결국 엽서를 잘 출력해 주었다.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괜찮았다. 그렇게 한 시간 반을 보냈다. 시계를 보니 8시였다.
감사하니까 기분 좋은 일이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 들지 않았느냐고? 전혀 아니다. 그 엽서로 한 사람이 행복하다면 괜찮겠다 생각했다. 게다가 아내를 도와주었고 아내는 만족해했다. 다시 한번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깊이 깨달았다. 몸소 경험으로 깨달은 것이다.
기분 나쁜 일이 일어났는가? 그러면 어깨를 활짝 펴고 심호흡을 하고 사소한 것에 감사하라. 그러면 다른 감사한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다시 주차할 때의 시간으로 돌아가서 주차하면서 감사했더니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아도 되게 공동현관문이 열려 있었다. 양손에 물건을 들었어서 힘들 뻔했는데 쉽게 문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보니 엘리베이터가 먼저 열심히 내려오고 있었다. 내가 누르지 않았는데도 내려오고 있었다. 즐거웠다.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기분이 좋으면 기분 좋은 일이 일어난다. 진짜다.
16 항상 기뻐하라
17 쉬지 말고 기도하라
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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