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0. 19:21ㆍThink Again
운전을 하다 보면 욕을
운전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대 운전자를 향해서 "미친놈"이라는 욕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영어로 하면 "크레이지 맨!" 정도 될 것이다. 한국말로 하면 굉장히 거친데 영어로 하니까 좀 순화되는 기분은 기분 탓일까. 하여튼 오늘 아침에 그런 미친 차를 한 대 보았다.
크래이지 가이의 운전
사거리에 서 있었는데 동시신호로 직진과 좌회전이 같이 들어왔다. 내 신호였다. 나는 인도 바로 옆에 있는 3차선에 서 있었다. 신호가 떨어져서 액셀을 밟으려고 하는데 오른쪽 교차로에서 차 한 대가 쌩하고 좌회전을 했다. 나는 그 차를 이미 보았기 때문에 엑셀에서 발을 떼었다. 그 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나는 3차선에 있어서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 1차선에 있었던 차들은 굉장히 놀랐다. 그 차들은 좌회전 신호를 받고 좌측으로 핸들을 꺾으면서 교차로 가운데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차에게로 미친 차가 돌진하고 있었다.
다행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제신호를 받고 들어갔던 1차선 차들의 운전자들은 굉장히 화를 냈다. 빵! 빵빵빵! 그 소리에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은 아무도 그 경적 소리를 탓하지 않았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입에서 "크레이지 맨!"이라는 욕이 튀어나왔다.
비록 욕은 했지만
그 욕을 하고 기분이 살짝 상하려고 하였는데 순간 마음을 고쳐 먹었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그래도 사고가 안 나서 감사하네.' 진심으로 감사했다. 사실 요새 한참 자기 차선 잘 타고 다니는 차들에게 감사하고 있던 참이었다. 다들 운전을 잘 해서 사고 나지 않고 무사히 출퇴근을 하고 있는 것이 감사했다. 도로 위의 모든 운전자들에게 감사했다. 그런 감사 덕분에 비록 순간적으로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지만 곧 마음을 고쳐 먹을 수 있었다.
퇴근길
퇴근길.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아까 아침에 사고가 날 뻔한 그 똑같은 교차로에 내가 서 있었다. 이번에는 출근할 때의 위치가 아니었다. 아까 미친 차가 서있던 그 자리였다.
거기 서 있는데 신호가 참 애매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아까 미친 차처럼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노란 불이 빨간 불로 바뀌고 있었다. 처음에는 못 갈 거라고 따라가고 있었는데 파란 불이 생각보다 길었다. 희망이 보였다. 액셀을 밟으면서 앞 차에 바짝 붙는 순간 노란 불이 되고 빨간 불이 들어오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까 미친 차처럼 교차로 중간을 지나가고 있었다.
욕심을 부리면서 신호를 받으려고 하고 있는 그 길이
내가 아침에 본 미친 차의 운전자가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확 이해가 되었다. 파란 신호가 생각보다 기니까 욕심이 생기고 욕심이 생기니까 액셀을 밟고 그냥 밀고 들어간 것이다. 나는 앞 차의 오른쪽으로 빠지면서 아슬아슬하게 위험을 피해 좌회전을 했다. 아까 그 미친 차처럼 위험한 순간은 아니었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그 차처럼 될 뻔했다. '와! 이럴 수가!'
몇 시간 후 똑같은 처지가 될 뻔
욕을 하는 순간 나는 떳떳했다. 그런데 몇 시간 후에 내가 욕을 먹을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아침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파란 신호가 생각보다 긴 것이 운전자를 유혹했다. 안 돼, 어? 될까? 어, 생각보다 기네? 어, 어, 되겠다, 앗! 설까? 에이 가자! 그걸 나도 똑같이 느꼈다. 똑같은 상황이 사람을 똑같이 반응하게 했다.
평범하게 살 수 있다는 것
이런 일련의 사건을 생각하면서 내가 오늘 이렇게 평범하게 사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언제든지 사고 날 수 있었고 무슨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었다. 그 모든 것을 반백 년 가까이 잘 피하면서 정말 수많은 위기를 피하면서 이렇게 무사히 살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다 하나님의 은혜요, 보호하심이었다.
남 욕할 것 없다.
남 욕할 것 없다. 특히 나랑 상관없는 일에 욕하면서 분노할 것 없다. 사람은 다 연약하다. 내가 특별하게 보호받았을 뿐이다. 나는 누구를 욕할만큼 의롭지도 않고 능력 있지도 않고 특별히 도덕적이지도 않다. 그저 보호받았을 뿐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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