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 사도행전 27장 1-20절 | 로마로 가는 길에서 만난 유라굴로

2024. 6. 27. 22:14성서유니온 매일성경/사도행전

목차


    사도행전 27:1-20

    찬송가 371장 구주여 광풍이 불어


    로마로 향하는 바울

    사도 바울은 무죄했습니다(26:31). 만약 가이사에게 상소하지만 않았어도 석방될 수 있었습니다(26:32). 하지만 바울에게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로마에서도 예수님의 일을 전하는 것입니다. 즉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그 일을 위해서 로마로 향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죄수의 신분이었지만 실상은 영광스러운 직임을 맡은 하나님 나라의 대사였습니다. 

    배를 타고

    1   우리가 배를 타고 이달리야에 가기로 작정되매 바울과 다른 죄수 몇 사람을 아구스도대의 백부장 율리오란 사람에게 맡기니
    2   아시아 해변 각처로 가려 하는 아드라뭇데노 배에 우리가 올라 항해할새 마게도냐의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도 함께 하니라
    3   이튿날 시돈에 대니 율리오가 바울을 친절히 대하여 친구들에게 가서 대접 받기를 허락하더니
    4   또 거기서 우리가 떠나가다가 맞바람을 피하여 구브로 해안을 의지하고 항해하여
    5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바다를 건너 루기아의 무라 시에 이르러

     

    바울은 배를 타고 로마로 향했습니다. 이달리아는 지금의 이탈리아 반도를 의미합니다. 아구스도대는 황제의 친위대입니다. 황제의 일을 관할하는 부대인데 이번에는 황제에게 향하는 죄수들을 호송하는 임무를 맡은 것입니다. 그 지휘관은 백부장 율리오라는 사람이었습니다(1절). 

     

    율리오는 죄수들을 이끌고 아드라뭇데노라는 배를 잡아서 탔습니다. 죄수만이 아니라 "우리"와 아리스다고도 함께 동행했습니다. 우리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누가도 함께였을 것입니다. 아리스다고는 바울이 로마에서 옥에 갇혀 있는 동안 바울과 함께 있으면서 바울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골 4:10; 몬 1:24).

     

    율리오는 바울에게 친절하게 대했습니다. 바울과 동행하는 동역자들이 바울을 대접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3절).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맞바람이 불었기 때문입니다(4절). 그래도 배는 루기아의 무라 시에 잘 도착했습니다(5절). 이에 대해서 박윤선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주석합니다(박윤선, 사도행전 주석, 471쪽). 

     

    누가와 아리스다고가 죄수로서 로마로 가는 바울과 동행했으니, 바울이 받은 위로가 컸을 것이다. 성도는 쓸쓸하고 고독한 때에도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위로를 끊임없이 받는다. 백부장 "율리오"도 그 여행 중에 처음부터 나중까지 바울을 후대하였다(3, 42-43절). 바울 일행을 태운 배는 "루기아의 무라 시"에 도착하였다.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6   거기서 백부장이 이달리야로 가려 하는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우리를 오르게 하니
    7   배가 더디 가 여러 날 만에 간신히 니도 맞은편에 이르러 풍세가 더 허락하지 아니하므로 살모네 앞을 지나 그레데 해안을 바람막이로 항해하여
    8   간신히 그 연안을 지나 미항이라는 곳에 이르니 라새아 시에서 가깝더라

     

    무라 시에서 백부장은 죄수들과 함께 배를 갈아탔습니다(6절). 그 배는 이달리아로 가려고 하는 알렉산드리아 배였습니다. 그런데 항해는 순탄치 못했습니다. 풍세가 좋지 못했던 것입니다. 가려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레데 해안을 바람막이로 항해하여 간신히 조금씩 나아갈 뿐이었습니다(7절). 그렇게 해서 미항에 이르렀습니다(8절). 이에 대해서 박윤선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주석합니다(박윤선, 사도행전 주석, 471쪽). 

     

    이 배는 그 때에 흔히 있던 무역선인 듯 한데 애굽에서 로마로 곡식을 운반하는 수송선이었을 것이다. 이 배는 승객들도 많이 탔다(27:37). 무라 성에서 "니도"까지 13마일쯤 된다. 이 부분에 "간신히"란 말이 두 번(7, 8절)이나 나온 것은 풍세가 순조롭지 못하여 곤란을 겪으며 행선하게 된 것을 나타낸다. 여기 순조롭지 않은 풍세는 하나님의 일을 막으려는 마귀의 방해 공작을 비유하기도 한다. 바울이 로마로 가게 됨은 하나님의 뜻인데(23:11), 그 가는 길은 평탄하지 못하다. 하나님의 뜻이 이 세상에서는 역경과 파란을 경유해 가면서 마침내 실현되는 것도 있다. 

    항해하기가 위태한지라

    9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항해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그들을 권하여

     

    박윤선 목사님은 9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는 지중해가 항해하기 위험한 때라고 합니다. 이 기간에는 금식하는 절기, 즉 대속죄일(레 23:26-32 참조)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두란노 성서지도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두란노 성서지도 279쪽).

     

    지중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다를 건너가는 것은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계절풍 때문에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바울을 태운 배가 출발한 때는 항해 시즌이 끝나 갈 무렵이어서 예측할 수 없는 태풍이 목숨을 위협할 수 있었다.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려고 하는데 이 때는 자연이 도와주지 않는 때였습니다. 박윤선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마귀의 방해 공작은 비유입니다. 역풍을 맞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를 잘 분별해서 움직였다면 수월하게 일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때를 잘못 맞춘 것입니다. 

     

    바울의 로마행

    바울의 경고를 무시함

    10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항해가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치리라 하되
    11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12   그 항구가 겨울을 지내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지내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뵈닉스는 그레데 항구라 한쪽은 서남을, 한쪽은 서북을 향하였더라
    13   남풍이 순하게 불매 그들이 뜻을 이룬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끼고 항해하더니

     

    바울은 때를 잘 분별했습니다. 그는 이번 항해가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10절). 그러나 백부장은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신뢰했습니다(11절). 배가 정박한 항구가 겨울을 지내기 불편했기 때문에 겨울을 지내기 더 좋은 뵈닉스로 가자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12절). 뵈닉스는 서쪽으로 64km 가량 떨어진 크레타 섬에 있는 항구입니다. 마침 남풍이 순하게 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금방 도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항해를 시작했습니다(13절). 이에 대해서 박윤선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주석합니다(박윤선, 사도행전 주석, 472쪽).

     

    물론 항해의 경험이나 기술에 있어서는 선장이나 선주가 바울보다 나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험이나 기술을 가지고도 예측하지 못할 파선의 위험도 있을 수 있으니, 이는 하나님께서만 아시는 것이다. 인간이 경험이나 기술로써 만사를 다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함으로써 모든 난제를 참되이 해결해야 한다. 

     

    또한 박윤선 목사님은 다수결에 따라서 항해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주석합니다(박윤선, 사도행전 주석, 472쪽). 

     

    무슨 일을 옳게 결정하는 데 있어서 다수의 의견은 소수의 것보다 채택될 만하다. 그러나 다수도 잘못 생각할 수 있으니,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사도의 말은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함임)을 따름이 안전하다. 

     

    박윤선 목사님은 풍세가 순조로운 것을 보고 출항한 것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주석합니다(박윤선, 사도행전 주석, 472쪽). 

     

    이 세상 사람들이 흔히 이런 조건에 끌려 가다가 실패한다. 기독신자는 무슨 일에 있어서나 현재의 일시적 순조로운 조건만 보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움직여야 한다. 

    유라굴로에 걸림

    14   얼마 안 되어 섬 가운데로부터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크게 일어나니
    15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가다가
    16   가우다라는 작은 섬 아래로 지나 간신히 거루를 잡아
    17   끌어 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고 1)스르디스에 걸릴까 두려워하여 연장을 내리고 그냥 쫓겨가더니

     

    얼마 안 되어 배는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났습니다(14절). 유라굴로(Εὐροκλύδων)는 동풍을 의미하는 유로스(Euros)와 북풍을 뜻하는 라틴어 아퀼로(Aquilo)의 합성어입니다. 이 바람은 그레데 섬 안에 있는 이다라는 산맥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폭풍입니다. 이 바람은 특히 파도를 심하게 일으키는 바람입니다(κλύδων). 

     

    유라굴로를 만난 배는 가는 뱡항을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그대로 바람에 쫓겨 갔습니다(15절). 그러다가 가우다라는 작은 섬 아래로 지나갈 때 간신히 거루를 잡아 끌어 올렸습니다(16-17절). 거루는 돛이 없는 작은 배입니다. 탈출 용으로 큰 배에 묶어 놓는 배입니다. 그렇게 하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서 감아 배가 깨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17절에 나오는 스르디스는 모래톱을 뜻합니다. 큰 배가 모래톱에 걸리면 좌초하게 됩니다. 박윤선 목사님은 주석에서 "특별히 갈데지(Carthage)와 구레네(Cyrene) 사이에 있는 스르디스를 선원들이 무서워하였다고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연장(σκεῦος)을 내렸다(χαλάσαντες)는 것은 기어(gear)를 내렸다는 의미입니다. 기어를 풀고 바람에 그냥 쫓겨갔다는 뜻입니다. 

    구원의 여망마저

    18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19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그들의 손으로 내버리니라
    20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더라

     

    사공들과 배에 탄 모든 사람들, 즉 "우리"는 풍랑으로 인해서 심히 애를 썼습니다. 급기야 배에 싣고 있는 화물을 바다에 풀어 버렸습니다(18절). 배의 무게를 줄여서 승객들이라도 살리려고 그렇게 한 것입니다. 무역선이 물자를 버렸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배의 기구도 다 내버렸습니다(19절).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않았고 큰 풍랑도 그대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20절). 이에 대해서 박윤선 목사님은 다음과 같이 주석합니다(박윤선, 사도행전 주석, 473쪽). 

     

    사공들은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서 배에 실었던 귀중한 물자를 바다에 내버렸다. 이와 같이 사람의 영혼구원을 위해서도 이 세상에 속한 것들을 가볍게 여겨야 되며, 때로는 버리기도 해야 된다. 

     

    이 일은 바울이 이미 경고한 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경고를 자주 무시합니다. 그래서 이런 큰 손상을 입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안에서 구원 역사를 이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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