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0. 21:04ㆍ성서유니온 매일성경/시편
목차
시편 109:1-15
찬송가 487장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
대적을 향하여 나아갈 때
시편 108편은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히 행하리니 그는 우리의 대적들을 밟으실 자이심이로다"로 끝납니다. 다윗은 시편 108편에서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기를 노래했습니다(108:5).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자들을 구원하심과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을 심판하심, 이 두 가지로 영광을 받으십니다. 택하신 자들의 구원은 분투의 과정을 거칩니다. 즉, 대적과의 전쟁을 거치는 것입니다. 대적을 향하여 전쟁하며 나아갈 때 택하신 자들은 하나님을 의지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전쟁할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바로 기도입니다.
나는 기도라
1 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옵소서
2 그들이 악한 입과 거짓된 입을 열어 나를 치며 속이는 혀로 내게 말하며
3 또 미워하는 말로 나를 두르고 까닭 없이 나를 공격하였음이니이다
4 나는 사랑하나 그들은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 나는 기도할 뿐이라
5 그들이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았사오니
다윗은 4절에서 "나는 기도할 뿐이라"라고 노래합니다. 이 말을 직역하자면 "그러나 나는 기도라(וַאֲנִ֥י תְפִלָּֽה)"입니다. 여기서 "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즉 기도다" 이런 뜻입니다. 내가 기도라는 것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기도에서 찾는다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심히 깊습니다.
사람의 존재 의의는 관계에 있습니다. 행복도 마찬가지로 관계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관계가 좋은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기를 속이고 대적하는 사람들 가운데 있습니다(2절). 자기를 미워하고 공격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3절). 그런데 그들은 다윗이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4절). 이렇게 본다면 다윗은 참 불행합니다. 이런 불행한 처지에서 다윗은 자기의 존재 의의를 기도에서 찾았습니다. 즉 사람과의 관계에서 존재 의의를 찾은 것이 아니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존재 의의를 찾은 것입니다.
아무리 사람이 악으로 선을 갚고 미워함으로 다윗이 배푸는 사랑을 갚더라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그의 존재 의의와 정체성이 기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해야 하는 의무, 그 이상입니다. 기도는 정체성입니다. 내가 누구에게 존재 의의를 두고 있는가가 기도로 나타납니다. 다윗은 자기 주변 대적들의 악행을 하나님께 아뢰면서 그 어려움을 이겨나가도 있습니다.
악인이 그를 다스리게 하시며
6 악인이 그를 다스리게 하시며 사탄이 그의 오른쪽에 서게 하소서
7 그가 심판을 받을 때에 죄인이 되어 나오게 하시며 그의 기도가 죄로 변하게 하시며
8 그의 연수를 짧게 하시며 그의 직분을 타인이 빼앗게 하시며
9 그의 자녀는 고아가 되고 그의 아내는 과부가 되며
10 그의 자녀들은 유리하며 구걸하고 그들의 황폐한 집을 떠나 빌어먹게 하소서
11 고리대금하는 자가 그의 소유를 다 빼앗게 하시며 그가 수고한 것을 낯선 사람이 탈취하게 하시며
12 그에게 인애를 베풀 자가 없게 하시며 그의 고아에게 은혜를 베풀 자도 없게 하시며
13 그의 자손이 끊어지게 하시며 후대에 그들의 이름이 지워지게 하소서
14 여호와는 그의 조상들의 죄악을 기억하시며 그의 어머니의 죄를 지워 버리지 마시고
15 그 죄악을 항상 여호와 앞에 있게 하사 그들의 기억을 땅에서 끊으소서
6절 이하에는 저주의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주라기 보다는 탄원이자 고발입니다. 저주는 그 대상을 미워함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가 망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백성은 그 누구도 망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백성인 우리는 원수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저주라기 보다는 하나님께 억울함을 토로하고 그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탄원입니다. 또한 그들의 악행에 대한 고발입니다. 처분을 하나님께 맡기는 행동입니다.
다윗은 먼저 악인이 그를 다스리게 하시라고 기도합니다. 악인의 다스림을 받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악인은 압제로 다스립니다. 그 압제를 당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다윗을 대적하는 자가 그대로 당하는 것입니다. 다윗과 같은 선한 왕의 통치를 거부하는 자, 모해하고 대적하는 자는 악인의 통치, 악인의 압제를 받습니다.
"사탄이 그의 오른쪽에 서게 하시며(6절 하)" 이것은 참소하는 자, 대적하는 자가 그 오른쪽에 서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이것도 그들이 행한 그대로 당하게 해 달라는 탄원입니다. 다윗 옆에서 대적자로 있으면서 속이고 공격하고 대적했던 것처럼 그들에게도 똑같이 그러한 대적자가 붙어서 대적하도록 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볼 때 다윗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곤란한 일을 당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은 자기가 당한 일 그대로 하나님께 고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그가 심판을 받을 때에 죄인이 되어 나오게 해 달라고 하면서 그의 기도가 죄로 변하게 해 달라고 합니다. 이 기도에는 다윗의 솔직한 심정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우리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숨길 것이 없습니다. 다윗은 솔직하게 하나님께 마음을 토로하면서 하나님께서 그를 용서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를 긍휼히 여기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냅니다. 기도할 때 기도가 죄가 된다는 것은 그 기도가 회개함으로 나오는 기도가 아니고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나오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는 그들이 회개하지 않고 곤란을 당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다윗은 자기의 솔직한 심정을 하나님께 토로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그 연수를 짧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8절). 장수는 하나님께서 주신 복 중에 하나입니다. 언약을 잘 지킨 사람, 언약을 준수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한 사람이 받는 복이 장수입니다. 다윗은 대적이 그런 복 받기를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그 직분을 타인이 빼앗게 해 달라고 합니다. 다윗을 하나님께서 세우신 메시아의 모형이라고 할 때 메시아를 대적하는 직분자는 직분자로서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직분은 빼앗겨야 마땅합니다.
그의 자녀는 고아가 되고 그의 아내는 과부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9절)는 가혹해 보입니다. 개인주의가 당연한 이 시대의 눈으로 보면 그들이 무슨 죄가 있길래 그들까지 저주를 하느냐, 이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악인의 자녀는 악인의 종자요, 악인의 아내는 악인과 일반입니다. 그와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악인이 끊어질 때 그의 가문이 함께 끊어지는 것은 하나님께서 악인을 심판하실 때 자주 사용하신 방식입니다. 다윗은 그러한 하나님의 공의에 의지해서 이런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 있는 사람은 혹시 나 때문에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이 저런 기도를 하지는 않을까 생각하며 자기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 억울하게 하는 일을 멈추어야 합니다. 돌이켜야 합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위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나의 가문을 위하는 일입니다.
그의 자녀들은 유리하며 구걸하고 그들의 황폐한 집을 떠나 빌어먹게 하소서라는 기도와 고리대금하는 자가 그의 소유를 다 빼앗게 하시고 그가 수고한 것을 낯선 사람이 탈취하게 해 달라는 기도, 그에게 인애를 베풀 사람이 없게 해달라는 기도와 그의 고아에게 은혜를 베풀 자도 없게 해 달라는 기도, 그리고 그의 자손이 끊어지고 후대에 그의 이름이 지워지게 해 달라는 기도(10-13절)는 모두 9절과 같은 의미의 기도입니다.
다윗은 여호와께 그 죄를 사하지 마시기를 간구합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의 죄를 지워 버리지 마시라고 하고 그 죄악을 여호와 앞에 항상 있게 해 달라고 합니다(14-15절). 여호와께서는 자비로우시고 긍휼에 풍성하십니다. 그런 여호와께 다윗은 자기 대적에게는 그렇게 하시지 않기를 호소합니다. 다윗은 아주 솔직하면서 구체적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조망하며 기도함
기도하면서 다윗은 스스로를 돌아보았을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기도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하나님 앞에 의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이렇게까지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성령에 충만하여 악인에 대해서 하나님과 같은 조망을 했기 때문입니다(4절, "나는 기도라"). 그러므로 이것은 자기의 의가 없는 상태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들의 기억을 땅에서 끊으소서"라는 기도는 그들의 삶이 헛된 것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어떻게 기억하시는가로 그 의미가 판가름납니다. 또한 후대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하는 것으로도 우리 삶의 평가가 갈라집니다. 열왕기서나 역대기서에 보면 왕들에 대한 기록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왕으로 나오는 반면, 다른 왕들은 다윗과 같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다윗은 왕으로서 기준이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윗은 길이길이 기억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악인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그 이름이 헛된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역사 안에서 우리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잊혀질 것인가, 남을 것인가, 하나님께서는 나의 인생을 어떻게 보실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자라야 할 것이 자라야 하고 열매를 맺어야 할 것을 맺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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