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6장 전반부,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인 사람들의 문안

2023. 6. 29. 17:31성서유니온 매일성경/로마서


로마서 16:1-16

찬송가 475장 인류는 하나 되게


편지의 마지막 문안인사

로마서는 16장이 마지막 장입니다. 로마서는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쓴 편지입니다. 편지 안에는 문안 인사가 들어갑니다. 이 문안 인사가 16장에 나옵니다. 16장 처음에 등장하는 인물은 뵈뵈입니다. 1절에 보면 뵈뵈를 가리켜서 "교회의 일꾼"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일꾼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디아코노스(διάκονος)입니다. 디아코노스는 집사라는 뜻도 됩니다. 몇몇 학자들은 디아코노스에 교회가 붙어 있는 것을 주목하여 뵈뵈가 집사였다고 봅니다. 교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집사 직분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특별히 칼빈은 여기 나오는 디아코노스를 "사역자"라고 보면서 집사 직분으로 보았습니다. 

여집사 뵈뵈

뵈뵈를 보면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라는 구절입니다(2절). 뵈뵈는 여자로서 집사의 직분을 행할 때 특별히 여러 사람을 보호하는 사람으로서 직분을 행했습니다. 뵈뵈가 있었던 겐그레아는 마게도냐 지방, 고린도 동쪽에 있는 도시인데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동과 서로 왕래할 때 겐그레아 교회를 들렀을 것입니다. 그 때 뵈뵈는 이들에게 거할 곳을 제공하고 물질적으로도 도움을 주었을 것입니다(박윤선, 로마서 주석 398쪽). 이처럼 바울은 여자로서 집사의 직분을 잘 행한 사람으로 뵈뵈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뵈뵈를 로마교회에 추천하는 것으로 보아 바울은 뵈뵈가 어떤 용무로 로마로 갈 때 그의 손에 로마서를 들려 보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바울이 로마서를 기록한 장소는 고린도입니다. 예루살렘으로 가기 전 3개월 동안 고린도에 머물렀는데 그 때 로마서를 쓴 것입니다(행 20:1-6, 롬 15:25). 

브리스가와 아굴라

그 다음으로 문안한 사람은 브리스가와 아굴라입니다(3절). 브리스가는 아굴라의 아내입니다. 이들은 글리우디오 황제가 유대인을 로마에서 쫓아낼 때 쫓겨나서 고린도에서 바울은 만났습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천막을 만드는 생업이 바울과 같았기 때문에 바울과 함께 살면서 같이 일을 했습니다(행 18:2-3). 바울은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라고 합니다. 이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바울이 복음을 전하면서 수난을 많이 당한 것에 미루어 볼 때 이 부부가 바울을 위해서 죽음을 각오한 희생을 감수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바울이 살았는데 바울이 살았기 때문에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감사한다고 합니다. 자기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바울이 살았다는 것에 감사한 것인지 아니면 바울이 살아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것인지 전후 관계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바울을 살린 것으로 교회의 감사를 받는 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저의 집에 있는 교회

"또 저의 집에 있는 교회에도 문안하라(5절)" 당시에는 가정에서 모여서 예배를 드렸는데 그것이 또한 하나의 교회였습니다. 지금의 제도권 교회와는 다른 모양이었지만 그렇다고 "가정교회" 같은 교회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장소만 집에서 모였다 뿐이지 교회의 직제가 다 갖춰진 교회였습니다. 

 

로마서 16장 전반부,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인 사람들의 문안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익은 열매 에베네도

에베네도는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익은 열매라고 합니다(5절 하). "처음 익은 열매"라는 말은 구악시대에 이스라엘이 처음 익은 곡식을 하나님께 제물로 바쳤던 의식을 염두에 두고 쓴 것입니다. 처음 익은 곡식을 바치는 것은 그 다음에 나올 소출 전체를 바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신약으로 와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셔서 하나님께 올라갔습니다. 이처럼 뒤에 부활할 우리 모두도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하여 하나님께로 올라갈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에베네도를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께 처음 익은 열매라고 하는 것은 그가 아시아 교회가 세워지는데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음을 나타냅니다. 그가 그리스도를 믿었기 때문에 아시아에 있는 많은 이방인들이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을 것입니다. 

마리아

이어서 나오는 사람은 마리아입니다. 이 마리아가 어느 마리아인지는 나와있지 않지만 바울은 이 마리아가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하였다고 합니다(6절). 마리아의 수고는 교회를 위한 수고였으며 그 수고는 로마 성도들에게 큰 혜택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수고를 기쁘게 받으십니다. 

유명했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그 다음으로 나오는 사람은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입니다(7절). 이들은 부부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특별히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는 사람들입니다. 이 말은 "사도들 중에서 존중히 여겨지는 사람"이라고 본역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바울보다 먼저 예수님을 믿고 아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들은 사도들과 함께 예수님을 보고 경험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들처럼 교회들을 순회하면서 복음을 가르치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사도 바울과 함께 갇혔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바울이 복음을 위해서 얼마나 고난을 당하였는지 압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복음 때문에 어떤 고난을 당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당시에는 바울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바울처럼 복음을 위해서 헌신하고 고생했습니다. 안드로니고와 유니아도 복음을 위해서 수고하고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들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위해서 하는 수고도 이와 같습니다. 이런 모든 일들은 지나갈 것이고 아무도 모를 수 있으나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상급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주 안에서 수고한 사람들

이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동역자인 우르바노와 나의 사랑하는 스다구",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아벨레", "아리스도불로의 권속", "내 친척 헤로디온",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 "주 안에서 수고한 두루배나와 드루보사", "주 안에서 많이 수고하고 사랑 받는 버시",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러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 "빌롤로고와 율리아",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들" 이렇게 많은 이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이 명단의 특징은 여자가 많다는 것과 주 안에서 수고하였다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여자의 역할은 처음부터 중요했습니다.

주님 안에서 한 가족의 문안

여기서 특별히 루포는 구레네 시몬의 아들일 것입니다. 마가복음에 보면 "마침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인 구레네 사람 시몬이 시골로부터 지나가는데 그들이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우고(막 15:21)"라고 나옵니다. 구레네 사람 시몬은 여기서 예수님을 만나고 그의 온 집안 식구가 다 예수님을 진실되게 믿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어서 루포의 어머니가 바울을 친 자식처럼 사랑하고 도와주었을 것입니다. 마가복음에서 아들까지 자세하게 거론하면서 구레네 시몬을 이야기한 것은 당시 교회가 그를 알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아듦의 이름이 여기 로마서에 등장합니다. 이렇게 당시 교회는 지역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정체성을 가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요 아버지요 어머니라는 정체성입니다. 하나님의 가족이라는 정체성입니다. 이렇게 보면 오늘 본문에서 문안하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문안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떨어져 있던 가족이 만나는 것 같은 기쁨이 이 문안 안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