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8. 13:21ㆍ성서유니온 매일성경/마가복음
목차
마가복음 1:1-11
찬송가 322장 세상의 헛된 신을 버리고
시작
마가복음은 시작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이 시작은 헬라어로 아르케(ἀρχή)입니다. 그 뜻은 기원, 시작, 처음입니다. 이 말은 요한복음에서는 태초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즉 마가복음은 기원을 다루는 책입니다. 기원을 다루는데 어떤 기원을 다루냐면 복음의 기원을 다룹니다. 우리가 아는 복음이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가, 이것이 마가복음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입니다.
곧바로, 즉시로
이 주제를 가지고 마가는 "곧바로", "즉시로"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일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즉 복음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들었으면 즉시 믿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가 요한
마가복음의 저자는 마가 요한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직계 제자는 아니고 베드로에게서 예수님에 관한 말씀을 들은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그를 아들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벧전 5:13). 마가는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에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따르다가 붙잡히자 홑이불을 버리고 도망간 청년입니다(14:51-52).
시작과 하나님
1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마가복음은 "시작"으로 시작합니다. 기원을 다룹니다. 마가복음에서 다루는 기원은 복음의 기원입니다. 복음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1절의 마지막 단어는 "하나님"입니다. 우리말로는 하나님께서 맨 앞에 오지만 원어로는 맨 뒤에 있습니다. "시작"으로 시작한 마가복음은 그 시작을 거슬로 올라 하나님께 당도합니다. 기쁜 소식을 시작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다는 것이 바로 복음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의 아들"은 11절에도 나옵니다. 마가복음에서 맨 처음에 강조하는 것은 "복음의 시작이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라는 것입니다. 당시는 로마시대입니다. 로마시대에는 황제를 신격화 하여 신의 아들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이에 대한 반역입니다.
시편 2편
마가복음에서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한 것은 예수님이 왕이시라고 한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면서 시편 2편 7절을 인유했기 때문입니다.
6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
7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8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9 네가 철장으로 그들을 깨뜨림이여 질그릇 같이 부수리라 하시도다
시편 2편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아들은 왕입니다. 이 왕은 이방 나라를 정복하시는 분이십니다. 만약에 왕이신 예수님께 복종하지 않으면 철장으로 부서짐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시편 2편을 인유해서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묘사했다는 것은 로마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복음
진정한 복음은 로마가 주는 복음이 아닙니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라는 말이 있습니다. 로마로 인한 평화라는 뜻입니다. 이 때가 1세기에서 2세기 사이인데 로마가 영토확장 전쟁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누렸던 시기입니다. 사회는 안정이 되었고 황제를 중심으로 로마인들은 잘 살았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시기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복음이 아닙니다. 진정한 복음은 로마 황제가 주는 혜택이 아니고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죄사함입니다. 이어서 죄사함이 등장합니다.
세례 요한과 물세례
2 선지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준비하리라
3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의 오실 길을 곧게 하라 기록된 것과 같이
4 세례 요한이 광야에 이르러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니
5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라
6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더라
7 그가 전파하여 이르되 나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내 뒤에 오시나니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거니와 그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리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왕으로 오십니다. 오실 때 전령을 보내셨습니다. 그 전령이 바로 세례 요한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 앞에 보내진 사자입니다. 여기서 사자(ἄγγελος)는 앙겔로스라고 읽습니다. 천사라고 번역되기도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메시지를 전하라고 보낸 메신저라는 뜻입니다. 그 메신저는 바로 세례 요한입니다.
회개의 세례
세례 요한이 전한 메시지는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입니다(4절). 그것이 오실 왕의 길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그의 길을 곧게 하는 일입니다(3절). 회개의 세례로 죄 사함을 전파해야 하는 이유는 오실 왕이 철장으로 다스릴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왕을 맞이하는 지혜로운 방법은 회개함으로 그 왕에게 입맞추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여호와의 진노가 급히 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시편 2편에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10 그런즉 군왕들아 너희는 지혜를 얻으며 세상의 재판관들아 너희는 교훈을 받을지어다
11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
12 그의 아들에게 입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그의 진노가 급하심이라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
교훈을 받고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해야 합니다. 그의 아들에게 입맞춰야 합니다. 그렇게 회개하며 죄 사함을 얻고 그 발 앞에 엎드려야 합니다. 그래야 여호와의 진노를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시 2:12). 세례 요한은 왕이신 예수님의 길을 예비했습니다.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세례 요한에게 다 나아가서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5절). 그렇게 해서 진노를 당하지 않고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었습니다.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
요한은 자기보다 능력 많으신 이가 자기 뒤에 오신다고 전파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바라보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요한은 예수님을 가리켜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이시라고 증언했습니다.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사 32:15; 44:3; 52:15; 겔 26:25-27; 39:39; 욜 2:28).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욜 2:28)
이 일은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성취되었습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켜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이라고 한 것은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시라고 증언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아들은 곧 그분이 하나님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과 같은 분, 하나님이신 분이라는 뜻인 것입니다.
세례 받으심
9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리 나사렛으로부터 와서 요단 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10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갈라짐과 성령이 비둘기 같이 자기에게 내려오심을 보시더니
11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
세례는 죄사함의 의미를 가집니다. 세는 씻는다라는 뜻입니다. 즉 세례는 씻는 예식입니다. 몸을 씻으면서 죄가 씻겼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죄가 없으십니다. 왜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셔야만 할까요?
자기 백성과 묶이심
그 이유는 예수님께서 자기 백성과 동일시 되시기 위함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은 백성들과 하나로 묶였기 때문입니다. 백성들과 묶여서 그들의 죄를 씻으시고 그들을 물 밖으로, 즉 생명으로 인도하시기 위해서 세례를 받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에 일어난 일이 그것을 알려줍니다.
하늘이 갈라짐
예수님께서 물에서 올라오시자 하늘이 갈라집니다(10절). 이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여기서 갈라진다는 말은 스키조(σχίζω)입니다. 이 말은 뒤에 15장 38절에도 나옵니다. 거기서는 휘장이 갈라집니다. 이 휘장은 지성소를 감싸던 휘장입니다. 즉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에 있던 휘장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물에서 올라오시면서 당신님의 백성들을 이끌고 생명으로 인도하신다는 말의 뜻은 예수님께서 택하신 백성들을 하나님께서 계신 하늘로 인도하신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
이 사역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입니다. 10절에 보면 성령께서 비둘기 같이 예수님에게 내려오십니다. 하늘에서는 성부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동시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성령께서 비둘기 같이
성령께서 비둘기 같이 임하셨습니다. 이것은 노아의 방주를 생각나게 하는 일입니다. 노아는 방주 안에서 비둘기로 물이 감해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하나님의 진노가 지나간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다 부어졌고 땅은 다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잘 돌아갈 것입니다(창 8:22). 이것처럼 예수님께서 물에 잠기셨다가 나오셨을 때 성령께서 비둘기 같이 임하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가 다 지나갈 것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예수님께서 자기 백성과 묶여서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은 곧 예수님의 십자가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셨을 때 성소의 휘장이 갈라졌습니다. 이렇게 세례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미리 바라보게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흑암은 지나갑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지나간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노는 지나가고 땅은 여전히 제 기능을 발휘하여 해가 뜨고 심고 거두는 일이 반복됩니다.
하나님을 죽인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셔서 그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고 죄 사함의 일을 맡기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가리켜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신 그 음성은 나중에 15장 39절에서 백부장의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백부장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바로 곁에서 목도한 사람입니다. 어쩌면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 어떤 역할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자가, 즉 하나님을 죽이는데 앞장 섰던 자가 결국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마가복음의 복음
하나님께서는 이방인 백부장의 눈을 여셔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알아보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죽인 그 사람을 그 죄에서 건지셔서 구원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하늘이 열리고 백부장은 하나님의 영광을 알아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백부장을 그렇게 구원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마가복음에 나타난 복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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