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정의란 무엇인가?

2023. 1. 28. 20:00성경 용어 개념 정리

목차

    정의(מִשְׁפָט)

    여기서 살펴보고자 하는 정의는 많은 경우 의를 뜻하는 "צְדָקָה(체데카)"와 함께 나오는 "מִשְׁפָט(미슈파트)"입니다. 창세기 18장 19절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나옵니다.

    내가 그로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하여 여호와의 도를 지켜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였나니 이는 나 여호와가 아브라함에게 대하여 말한 일을 이루려 함이니라(창 18:19)

    "의와 공도"로 번역되어 있는데 여기 나오는 공도가 바로 미슈파트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통 "정의"라고 번역됩니다. 이 מִשְׁפָט(미슈파트)를 알면 성경이 정의를 어떻게 가르치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성경은 이 미슈파트를 의를 나타내는 체데크와 함께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미슈파트는 먼저 의와 관련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의란 당위라고 했습니다. 정의는 의의 적용입니다. 즉, 의의 적용이 정의입니다. 의가 어떨 때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이것을 정의라고 하는 것입니다. 정의는 많은 경우 재판이라는 말로도 번역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정의

    정의와 재판

    재판자리는 의가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솔로몬의 재판을 생각해보세요. 그 재판은 의로운 재판이었습니다. 서로 자기가 갓난 아기의 어머니라고 하는 상황에서 아기의 진짜 어머니가 누구인지 바르게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의는 어머니를 어머니라고 하는 것이 의이고 정의는 그 상황에서 진짜 어머니를 찾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정의는 의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성막 건축과 정의

    성막 건축에 있어서도 미슈파트라는 말이 나옵니다. 

    너는 산에서 보인 양식대로 성막을 세울지니라(출 26:30)

    성막을 세우는데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미 성막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을 이 말씀에서는 양식이라고 번역했는데 히브리어로 미슈파트입니다. 성막은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곳은 하나님에게 딱 맞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것을 이 땅에 구현하는데 무엇으로 구현하냐면 양식대로 즉, 미슈파트로 구현합니다. 의가 있으면 그 의가 실제로 세워지는 모양이 정의인 것입니다.

    정의 용례 이해

    이렇게 "정의(正義)"를 정의(定義)하면 성경 곳곳에 나오는 말들이 이해가 됩니다. 정의는 의를 구체적인 상황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했으니 재판 자리가 그런 것입니다. 재판에서 판례도 정의에 속합니다. 각각의 판례는 나중에 비슷한 사건의 기준이 됩니다. 상황이 비슷하면 의가 구현되는 적용점이나 방법도 비슷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판이라는 말에도 미슈파트를 씁니다. 

    창세기 18장 19절 이해

    이제 돌아가서 창세기 18장 19절을 이해해 봅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해서 여호와의 도를 지키게 하여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그를 택하셨다고 하십니다. 이 말이 좀 복잡하니 하나 하나 나눠서 생각해 봅시다. 

    "그 자식과 권속에게 명해서"

    아브라함의 존재 이유는 그의 이름인 "열국의 아비"답게 그 후손들을 향합니다. 

    "여호와의 도를 지키게 하여"

    여호와의 도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길입니다. 이것은 의와 연결됩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것은 그대로 되어야 합니다. 당위가 부각되는 것입니다. 

    "의와 공도를 행하게 하려고"

    이제 이 말씀이 확 와 닿으실 것입니다. 의는 당위입니다. 되어야 할 그대로 되는 것이 의입니다. 여호와께서 정하신 대로 그대로 되는 것이 의입니다. 공도는 미슈파트입니다. 이 미슈파트 안에는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이 이 개념 안에 들어갑니다. 살면서 겪는 모든 일에는 각각의 상황과 맥락이 있는데 그 모든 것에 하나님의 의가 이뤄지도록 의를 적용하는 것이 미슈파트입니다. 의는 큰 개념이고 미슈파트는 세세한 개념입니다. 미슈파트를 잘 행하면 의가 이루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의와 정의를 어떻게 이루셨는가?

    죄라는 큰 문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의를 어떻게 나타내셨는가를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야 하는데 세상은 죄로 물들었습니다. 그러면 미슈파트를 확실히 해서 죄는 벌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죄를 벌하면 하나님의 창조가 다 멸망 가운데로 들어갑니다. 그것은 또 하나님의 의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실패하실 수 없으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실패는 의가 아닙니다. 실패하는 신은 신이 아니게 됩니다. 하나님의 계획에 실패란 없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으로 만든 만물이, 온 우주가 악함 가운데 무한 고통의 형벌을 받는다거나 허무로 돌아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은 영원히 유지되고 나타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의 성취: 죄의 형벌을 내리시면서도 온 우주만물을 유지하심

    하나님의 의를 이루기 위해서 하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제 2위 하나님이신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이제 아들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죄를 지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죄가 받아야할 모든 형벌, 무한한 진노를 다 당하셨습니다. 그 결과 세상에 대한 전권이 이제 아들 하나님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피로 우주 만물을 사신 것입니다. 그렇게 사셔서 하나님께 드리셨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은 영원히 계속되고 사랑으로 지으신 택하신 모든 사람은 구원을 받으며 영원히 예수님과 함께 왕노릇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의는 죄를 다 멸하시면서도 온 우주와 그 안의 택자들은 유지시키시고 유지시키실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피조물로 재창조하심으로 정의롭게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무한히 선하시고 지혜로우신 분이십니다. 이제 정의가 무엇인지 좀 감이 오실 것입니다.

    존 롤스나 마이클 센델의 정의론과 성경의 정의론

    존 롤스의 정의나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해 보세요. 거기 보면 약한 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문제가 나옵니다. 성경의 의와 정의 개념을 잘 잡고 그 책들을 보면 왜 정의 안에 약자들을 대하는 문제가 들어가는지 깊이 이해하실 겁니다.

     

    글이 유익하셨다면 구독과 공감(❤️) 부탁드립니다.